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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요. 솔직히 각오는 하고 갔는데, 예상보다 더 빡빡했어요. 근데 재밌는 건, 그게 회사가 저를 몰아붙여서가 아니라 제가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번 글은 그 얘기를 좀 정리해보려고 해요.
"오래 쉬었으니 천천히 해"는 환상이었다
복직 전에 은근히 기대했던 게 있어요. "11개월이나 쉬었으니 첫 주는 좀 살살 하라"는 배려의 말 한마디쯤은 듣지 않을까 하는 거요. 근데 그런 분위기, 정말 하나도 없었어요. ㅋㅋㅋ
처음엔 살짝 서운했는데, 생각해보니 당연한 거더라고요. 저한테는 11개월이 정말 길고, 그사이 기억도 흐려지고, 감도 무뎌진 시간이었지만 — 그들은 그 시간을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안 겪어본 사람이 그 무게를 짐작해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기대였다는 걸 첫날에 바로 깨달았어요.
그리고 사실 저도 내심 빨리 예전 감각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배려를 바라는 마음과 빨리 적응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었던 거죠. 결국 후자를 선택했어요.
첫 주, 야근 감수하고 이것부터 했다
첫 주는 철저히 파악하는 주간으로 잡았어요.
- 진행 중인 프로젝트 팔로업
- 예전 프로세스 재숙지 + 바뀐 부분 확인
- 제가 매니징하는 팀원들 커리어 플랫폼 현황, 진행 중인 프로젝트 파악
야근은 감수했어요. 낮 시간만으로는 11개월 치 공백을 메우기엔 부족했거든요. 그리고 재택근무 중이라 통근 시간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야근해도 이동 시간 뺀 만큼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하루 해보고 목표를 오히려 올렸다
재밌는 지점이 여기예요. 원래는 "천천히 적응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루 해보니까 오히려 목표를 더 높게 잡게 되더라고요.
이유는 명확했어요. 복직 첫날부터 월급은 원래 연봉 그대로 나오는 거잖아요. 그럼 업무의 정확도나 퀄리티도 예전이랑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스스로 기준을 세워둬야, 나중에 남들이 "복직하고 나서 좀 달라졌네" 같은 얘기를 할 때 서운해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미리 각오하고 시작한 거랑, 기대치를 낮게 잡았다가 나중에 지적받는 거랑은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렇게 목표를 높게 잡고 보낸 일주일은 확실히 힘들었어요. 근데 롱텀으로 보면 이게 더 나은 선택인 것 같아요. 처음에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야, 그다음부터는 관성으로 갈 수 있거든요.
제일 도움 됐던 한 가지 — 남편에게 미리 말해둔 것
이번 주를 돌아보면서 가장 잘한 선택을 꼽으라면, 복직 전에 남편에게 "2주 정도는 정말 정신없어서 야근할 것 같다"고 미리 말해둔 것이에요.
이게 왜 중요했냐면, 남편도 그 말을 듣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 것 같더라고요. 지금 남편이 육아휴직 중이라 아이 케어 분리는 원래도 잘 되어 있었는데, 여기에 "이번 2주는 나한테 육아 도움을 기대하지 마"라는 신호까지 미리 줘두니까 서로 섭섭할 일이 없었어요.
만약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매일 야근을 했으면, 남편 입장에서는 "복직하더니 갑자기 왜 이렇게 늦어?" 하고 서운함이 쌓였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미리 예고를 해두니까 그게 아예 방지가 됐어요. 그리고 아이도 다행히 저를 막 찾지는 않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남편의 육아휴직이 정말 큰 힘이 됐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 결과적으로 다 좋았던 선택
이번 주를 정리해보면 이래요.
- 회사 — 야근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열정 어필
- 집 — 미리 예고해둔 덕에 남편과의 기대치 조율 완료, 섭섭함 없음
- 나 자신 — 업무 감을 빠르게 되찾음
결국 이번 주를 겪으면서 제일 크게 느낀 건, "나는 애기 엄마니까 배려받아야지"라는 마인드를 스스로 깔고 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물론 필요할 때 배려를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직 첫 주부터 그 마인드를 기본값으로 깔고 가면 오히려 스스로도 위축되고, 주변에서도 은근히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원래 하던 대로, 원래 받던 만큼 해내자"는 마인드로 갔고, 결과적으로 이게 저한테도 회사에도 남편에게도 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마무리하며
복직 전에 썼던 체크리스트 글을 다시 보니, "마인드셋 준비"랑 "회사 상황 파악"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이 두 가지가 정말 핵심이었더라고요. 특히 마인드셋은 계획한 것보다 훨씬 더 중요했어요. "배려받아야지"가 아니라 "예전처럼 하자"로 마음을 먹으니까, 오히려 스트레스도 덜하고 적응 속도도 빨랐어요.
다음 2주 정도는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그 이후엔 좀 더 지속 가능한 리듬으로 조정해볼 생각이에요. 사내 어린이집 신청도 이제 슬슬 챙겨야 할 시기라, 그 진행 상황도 다음에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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