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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대학이 기본값이 됐을까 (부모 세대 경험으로 본 변화)

by hellohwayus 2026. 4. 27.

최근에 아기를 낳고 보니 아직은 먼 얘기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아이의 장래랄까 미래를 그려보게 되더라구요. '우리 아기는 뭐가 되려나?' '어떤 꿈을 가지려나?'하고 말이죠.. (아직 대소변도 못가리고 기지도 못하지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어렸을적 꿈이 뭐였지 싶더라구요. 저는 90년대생이고 분명히 초등학생때는 꿈이 있었던거 같은데 중학교 즈음에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어느샌가 대학진학이 꿈처럼 됐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대학은 일단 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특히 더 그렇죠. 그런데 한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부모 세대, 그중에서도 흔히 말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대학 진학은 흔치 않았다고합니다.

대학 캠퍼스 전경

부모 세대에게 대학은 지금처럼 ‘기본값’이 아니었다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1970년 30%도 안된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이후 가파르게 올라 2024년에는 70% 넘게 까지 올라왔다고해요. 한 세대 만에 “소수만 가는 대학”이 “다수가 가는 대학”으로 바뀐 셈입니다. 실제로 저의 엄마는 5남매인데, 5남매중 2명만 대학을 진학했고, 나머지는 대학을 진학하기 보다는 바로 취업의 길을 택했다고 해요. 

그 시절엔 왜 대학만 나와도 취직이 잘 됐을까

한국의 경우 통계청 사회동향 자료가 아주 분명하게 말합니다. 1970년대에는 대학 진학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대학 졸업자는 고급인력으로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고, 당시의 고도성장과 맞물려 대학졸업자 취업률이 1980년까지 70%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1981년 졸업정원제 시행 이후 대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대학졸업자 취업률은 50~60%대로 낮아졌고,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IMF 외환위기의 영향까지 겹쳤습니다. 실제로 저의 아버지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버지가 대학교 4학년때 많은 대기업 (지금의 삼성, SK, LG같은 곳)에서 아버지가 다니는 대학교까지 와서 본인들의 기업으로 와달라며 설명회를 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는 골라서 갔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전개네요..

한국은 왜 ‘모두가 대학’으로 더 강하게 기울었을까

한국은 대학 진학 확대가 단지 부모 욕심 때문에 생긴건 아니에요. 정책, 산업화, 노동시장 구조가 같이 밀어 올렸습니다. 통계청 사회동향은 1981년 졸업정원제, 1995년 이후 대학설립준칙주의 등으로 대학 입학 정원이 크게 늘었고, 2003년부터는 대학 입학정원이 고3 재학생 수를 초과했다고 설명합니다. 즉 “가고 싶어서”만이 아니라, “갈 수 있게 구조가 바뀌었다”는 말이 맞는거죠. 여기에 한국 특유의 사회 이동 경험도 큽니다. 1970~1990년대를 거치며 한국에서는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이 실제로 가능한 시기가 있었고, 그 기억이 부모 세대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실제로도 부모님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학을 간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여유의 정도가 꽤나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구요. 대학 졸업자의 임금이 다른 학력보다 항상 높았다는 통계청 설명도 이런 믿음을 뒷받침합니다. 그래서 “대학은 선택”이 아니라 “하향 위험을 피하는 보험”처럼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도 한국에서 대학 외 경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입니다. OECD 2025 자료에서 한국의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최고 수준이지만, 같은 연령대 대졸자의 고용률은 80%로 OECD 평균 87%보다 낮습니다. 흥미로운 건 비대졸 청년층도 사정이 아주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2024년 한국의 25~34세 일반계 고졸·비고등교육층 남성 고용률은 73.1%에 그쳤고, 해당 학력의 소득 프리미엄도 국제적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니 부모 입장에선 “대학 말고 다른 길도 괜찮다”라고 말하기가 더 어려워진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건 세대의 특징일까, 문화의 특징일까

제 생각엔 둘 다가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한국의 부모 세대가 유독 대학에 집착하게 된 데에는 세대 경험이 큽니다. 실제로 그 세대는 “좋은 대학-좋은 직장-중산층 진입”의 사다리를 꽤 분명하게 봤고, 교육이 계층 상승의 거의 유일한 정식 통로였으니까요. 그래서 80년대생, 90년대생 부모가 되어도 그 기억과 불안이 계속 전달됩니다. 그리고 또 제가 느끼기에 한국은 문화적으로도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더 큰 거 같아요. 유행도 정말 빠르게 퍼지고 또 식듯이, 일단 대다수가 한다는 생각을 하면 본인의 의지나 취향을 따르기 보다는 다수가 가는 길을 택하는 거죠. 

모두가 가는 대학이 정말 정답일까?

한국은 대학 확대가 곧바로 “대학이 기본값”이라는 사회 규범으로 강하게 굳어졌고, 그래서 지금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단순한 과열이라기보다, 한 세대 이상 누적된 경험의 결과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네요. 다만 그 경험이 지금도 유효한지는 따로 물어야 합니다. 부모 세대가 봤던 사다리와 지금 청년 세대가 올라가는 사다리가 같은 모양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OECD가 보여주듯 한국은 대졸 비율은 매우 높지만, 그에 비해 청년 대졸 고용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논의는 “대학을 갈 것이냐”보다 “대학 말고도 괜찮은 길을 사회가 얼마나 만들어주느냐”로 옮겨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앞으로는 대학 진학 여부보다, 아이에게 맞는 다양한 선택지를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지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해질 거 같네요.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의 부모 세대는 실제로 대학을 많이 안 갔나요?
A. 네. 공식 통계 기준으로 1970년 한국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26.9% 수준이었고, 지금처럼 다수가 대학에 가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Q. 왜 한국은 대학 말고 다른 길이 약해졌나요?
A. 대학 정원 확대,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 경험, 그리고 비대졸 경로의 낮은 고용·소득 매력이 겹치면서 대학 선호가 훨씬 강해졌습니다. 

Q. 이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A. 한국은 이미 대학 진학률이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는 단순 진학률보다 대학 밖 경로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도 학사 진학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다중 경로 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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